비로 완성한 KIA의 선발진 가동 시나리오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기나긴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하늘이 기회를 선사했다.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포기란 없다. KIA에게 다시 5위 도약의 빛이 보이고 있다.전날 KIA는 광주에서 삼성과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우천으로 인해 취소됐다. 그러나 KIA 입장에서는 실보다는 득이 더 많은 가을비였다.우선 5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SK가 두산에게 패했고, 함께 5위 경쟁을 하고 있는 한화 역시 넥센에게 패했다. 전날 SK와 한화가 나란히 패하면서 KIA는 경기를 치르지 않고도 66승73패로 리그 6위로 도약했다. SK와의 승차 역시 2경기에서 1.5경기로 줄어들게 됐다.하지만 줄어든 승차와 달라진 순위만큼이나 반가운 것이 있다. 바로 마운드 운용이다. 최근 KIA 선발진은 로테이션 자체가 돌아가지 못했다. 유동적으로 선발투수를 투입하고 불펜진으로 승부를 걸어 겨우겨우 여기까지 왔다.무리하게 달려온 선발 및 불펜진이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소 여유가 생긴 것. 게다가 전날 비가 더욱 반가운 것은 우천취소로 인해 경기 일정이 10월 6일까지 늘어나게 된다는 점이다. 덕분에 KIA는 선발 운용에 있어서 최상의 '수'를 생각할 수 있게 됐다.
향후 KIA의 경기 일정을 살펴보자. 2일과 3일, 광주에서 두산과 2연전을 가진다. 이어 4일 잠실로 이동해 두산과 다시 한번 맞붙게 된다. 그리고 광주로 다시 이동, 5일은 삼성, 6일은 LG와 마지막 경기를 치르게 된다.애초에 계획된 일정보다 하루가 더 늘어나게 되면서 KIA는 '에이스' 양현종을 두 번이나 투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우선 2일 광주 두산전은 양현종이 선발로 확정됐다. 만일 KIA의 5강 다툼이 막판까지 이어진다면 3일 휴식을 취한 양현종이 6일 LG전에 등판할 수 있다.문제는 6일까지 5강 다툼을 계속 이어가야만 가능한 시나리오. 그러나 KIA는 숨겨진 카드 한 장이 있다. 바로 외인투수 스틴슨이다. 이미 11승을 기록하며 2선발의 역할을 톡톡히 해준 스틴슨이다. 하지만 최근까지 어깨 쪽 통증으로 인해 난조를 겪었고, 지난 9월 22일에 1군에서 제외됐다.KIA 입장에서는 스틴슨의 빈 자리가 무엇보다 아쉽다. 전날 김기태 감독은 "스틴슨이 최근 함평에서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특별한 통증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훈련도 잘 소화하고 있다. 이대진 투수코치가 직접 본 뒤, 1군 합류 여부를 결정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통증없이 몸 상태가 좋아진 스틴슨이 남은 5경기 가운데 1경기라도 소화해준다면 김 감독 입장에서는 고마울 따름. 만일 스틴슨이 정상적으로 1군에 합류하게 된다면 막판 경기인 LG전을 제외하고 두산이나 삼선전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특히 스틴슨은 삼성전에 유독 강했다. 올 시즌, 삼성전에 모두 4경기에 나가 3승1패 평균자책점 2.78을 기록했다. 삼성 상대로 충분히 강하다는 것이 증명된 스틴슨이다. 이제 KIA에 남은 경기는 모두 5경기.만약 양현종이 2일과 6일, 선발을 뛰어준다면 남은 3경기에 임준혁과 스틴슨, 그리고 임시선발 1명이 들어가게 된다. KIA 입장에서는 가동할 수 있는 최상의 전력으로 상대할 수 있기에 그나마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말 그대로 비가 KIA의 5위 경쟁에 도움이 된 셈. 그러나 지금과 같은 시나리오는 모두 SK가 좋지 못한 성적을 거뒀을 때의 이야기다. 전날 패했지만, 여전히 5위 경쟁에 가장 앞선 팀은 바로 SK다. SK가 남은 2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다면 KIA는 5경기에서 전승을 해야 5위가 가능하다.만일 SK가 1승 1패를 한다면 KIA는 최소 4승 1패, SK가 2패를 하게 된다면 KIA는 3승2패를 해야만 5위로 진출할 수 있다. 쉽지 않지만, KIA에게 여전히 기회는 남아있다. 또한, 간신히 5위에 진출했다고 해도 곧바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임해야 하기에 전력으로 달려온 KIA 입장에서는 엎친데 덮친 격이다.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5강 합류, 정말 작은 기회가 남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거 하나 보고 달려가고 있다. 그나마 젊은 선수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 매 경기의 중요성을 알게 된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이어 "사실 5위를 해도 걱정이 되겠지만, 확정된 그날 만큼은 기쁘지 않겠나. 물론 지금은 힘들고 지치지만, 이런 경기들이 사실 더 재미있다"라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이제 KIA는 가동할 수 있는 최대의 전력으로 가을야구에 도전한다. 과연 막판에 웃는 팀은 누가 될 것인지, 팬들 역시 학수고대하며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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