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선발 재신임' 유희관, PO에서는 괜찮을까
두산이 준플레이오프라는 큰 산은 넘었지만, 마운드 운용에 있어 몇가지 걱정거리를 남겨뒀다. 특히 에이스 유희관(29)이 시즌 종반의 부진을 끊어내지 못했다는 것이 걸린다. 두산은 지난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9회에만 6점을 뽑아내며 기적같은 11-9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시리즈 전적 3승1패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었다. 스와잭의 부상 이탈, 노경은의 부진 등 마운드의 난조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고민은 유희관이다.제2회 최동원 상의 주인공이기도 한 유희관은 올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큰 이슈메이커 중 한 명이다. 바로 그의 느린 구속 때문이다. 그의 직구 구속은 야구팬들 사이에서 언제나 논란거리였다. 시속 140km를 넘기지 못할 정도로 느린 편이기 때문이다. 시즌 18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하던 유희관. 그러나 시즌 종반들어 문제가 발생했다. 정규리그 마지막 2경기에서 1.2이닝 2피홈런 11피안타 12실점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그동안 제구로 느린 구속을 극복해왔지만, 구속이 더욱 느려지면서 먹잇감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산은 시즌 18승(6패)에 성공하며 팀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그를 '가을야구'에서 외면할 수 없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지난 11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나설 예정이던 그의 선발 등판 일정을 13일 3차전으로 조정하는 방법까지 동원하며, 유희관의 컨디션 회복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3차전에서 유희관은 4이닝 2피홈런 7피안타 3볼넷 3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물러났다. 팀 역시 2-5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번에는 구속에는 문제가 없었다. 최저 속도가 시속 120km였고 최고는 132km였다. 정상 컨디션일 때 시속 130km 대의 직구를 던졌기에 속도에 있어서는 큰 문제가 없었다.그렇다면 부진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넥센의 염경엽 감독은 14일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두고 "유희관이 가장 좋을 때의 직구 속도는 133km와 136km를 오간다. 하지만 정규리그 마지막 2경기에서는 126km와 128km의 사이를 오갔다"며 "3차전에서는 132km까지 구속이 올라온 것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밋밋해진 공 끝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3차전에서 서건창(3회)과 김하성(4회)에게 맞은 홈런은 모두 공 끝이 무뎌졌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구속이 느린 그에게 구위 저하는 치명적이다. 이날 유희관은 자신의 주무기인 직구가 제대로 통하지 않아 애를 먹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유희관을 재신임했다.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두고 그는 "유희관은 전체적으로 잘 던졌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계속 선발로 쓸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유희관이 선발진에서 빠진다고 하더라도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다시 믿어보기로 한 것.김 감독이 유희관의 선발 등판을 천명한 이상, 유희관은 오는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 3차전에 나설 확률이 높다유한준, 박병호와 같은 강타자가 즐비했던 넥센, 하지만 NC 역시 테임즈, 나성범, 이호준 등 강타자들이 즐비하다. 첫 번째 고비는 3실점으로 비교적 조용히 넘어갔지만, 유희관이 이전과 같은 경기력으로 잔뜩 몸이 달아있는 NC타선을 상대한다면 '굴욕'과 마주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유희관은 올시즌 NC를 상대로 2승1패, 2.8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준수한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의 흐름이라면 이와 같은 시즌 기록은 모두 과거일 뿐이다.다행히 논란이 됐던 구속은 거의 정상수준으로 회복했다. 또한 3차전은 올시즌 유희관이 12승2패로 극강의 모습을 보인 잠실에서 펼쳐진다. 지금까지의 모든 부진들은 잊고,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플레이오프를 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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