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결산] ②기초종목 수영 신기록 '잔칫상'…육상은 '울상'
제96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양대 기초 종목인 수영과 육상의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대회 마지막 날인 22일까지 수영은 한국 신기록 10개를 쏟아내며 2010년대 열린 체전 중 가장 풍성한 기록 잔치를 벌였다.육상은 2013년부터 3년째 한국 신기록을 하나도 만들지 못했다. 1996년 이후 19년 만에 돌아온 '전국체전 3년 연속 신기록 허탕'이다.체전 기초 종목에서 두자릿수 한국 신기록이 나온 것은 수영 8개와 육상 3개 등 11개가 나온 2010년 이후 5년 만인데, 올해는 모두 수영에서 나와 육상의 체면은 더욱 구겨졌다.특히 수영은 남·여, 고등부·일반부, 접영·배영·평영·자유형 가릴 것 없이 고루 기록을 만들어내 균형 잡힌 발전상을 과시했다.수영은 종목 첫날인 17일부터 기록을 양산했다.한국 여자 배영의 미래로 주목받는 임다솔(계룡고)이 여고부 배영 200ｍ에서 2분11초16을 이뤄냈다.임다솔은 19일에도 배영 100ｍ에서 1분01초41을 작성, 곧이어 유현지(경남체육회)가 여자 일반부 같은 종목에서 1분01초09로 재차 신기록을 세우기까지 기쁨을 누렸다.여자 자유형에서도 고등학생과 일반부 선수가 나란히 신기록을 만들었다.김정혜(경북도청)가 일반부 자유형 200ｍ 1분59초67을 찍었고, 고미소(인천체고)는 계영 400ｍ에 인천선발팀 첫 주자로 출전해 자유형 100ｍ를 54초91 만에 주파했다.남자 선수들도 힘을 냈다.일반부 장규철(강원도청)이 접영 200ｍ 1분57초57을 기록했고 평영 200ｍ의 최규웅(국군체육부대)이 2분10초19, 평영 50ｍ의 신형근(국군체육부대)이 27초80으로 물살을 갈랐다.
남자 고등부의 원영준(효원고)도 형들에게 뒤질세라 배영 50ｍ에서 25초08로 신기록을 썼다.
한 수영 관계자는 "전국체전은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대회 격"이라며 "특히 고등학생들은 실업팀 입단을 위해 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고 하고, 일반부 선수들도 그에 자극을 받는다"고 기록 양산 배경을 분석했다.잔칫집 수영계와 달리 육상계는 침울함을 감추지 못했다.이번 대회에서 세단뛰기 김덕현, 트랙 단거리 김국영(이상 광주시청), 장대높이뛰기 진민섭(국군체육부대), 포환던지기 정일우(성남시청), 20㎞ 경보 김현섭(삼성전자) 등이 기록 경신에 도전했지만 모두 무위에 그쳤다.김국영이 100ｍ, 200ｍ, 400ｍ 계주, 1,600ｍ 계주 등 4관왕에 올라 체면을 세웠으나 기록에서 아쉬움이 남았다.메달과 기록에 도전한 여자 단거리 김민지(제주도청)는 100ｍ, 200ｍ 금메달만 가져갔다.전국체전에서 육상은 2012년 제93회 대회에서 여자 일반부 1,600ｍ 계주(3분41초20)를 제외하면 최근 5년간 한국 신기록을 전혀 구경하지 못했다.육상계 내부에서는 정상급 선수들의 경기력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탓에 정체를 넘어 퇴보하고 있다는 우려조차 나온다.물론, 수영이든 육상이든 한국 체육 기초 종목의 국제무대 경쟁력은 아직 낮은 것이 사실이다.올해 체전에서 나온 수영 한국 신기록들과 각 부문 세계 기록은 아직 비교가 어려운 수준이다.아시아기록들과 따져봐도 세계와 아시아의 편차가 아시아와 한국의 간극보다 더 좁다.하지만, 그래서 한국 기록이라도 단축해가면서 조금씩 전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육상이 질주를 멈춘 사이, 수영은 2003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전국체전에서 매년 한국 신기록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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