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1차전]'입단 동기의 우정' 정수빈 따라잡고 박건우 뒤집다
스포츠한국 잠실=박대웅 기자] 두산이 2009년 입단 동기 정수빈(25)과 박건우(25)의 맹활약을 앞세워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두산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4-3으로 승리를 거뒀다.이로써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 83.3%(20/24)를 거머쥐는데 성공했다.두산의 뒤집기 힘은 정수빈과 박건우에게서 나왔다. 먼저 활약한 쪽은 정수빈이었다. 0-2까지 뒤지고 있던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그는 양훈과 10구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좌전 안타를 터뜨리며 반격의 포문을 열었다. 정수빈은 이어 허경민의 우중간 안타 때 3루를 밟은 뒤 민병헌의 유격수 땅볼을 틈타 홈에 안착하며 팀에 첫 득점을 안겼다.정수빈은 7회 승부를 원점으로 만드는 과정에도 기여했다. 2사 3루에서 손승락의 초구를 받아쳐 중견수 왼편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쏘아 올린 것.이 밖에 8회초 넥센 박병호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내줘 재차 리드를 넘겨준 상황에서 정수빈은 9회 김현수의 밀어내기 볼넷 득점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볼넷을 골라내는 등 종횡무진 활약했다.정수빈이 추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면 박건우는 승부를 매듭짓는 활약을 펼쳤다. 연장 10회 1사 2루 기회에서 오재일을 대신해 타석에 들어선 박건우는 김택형의 3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끝내기 안타를 쏘아 올렸다. 그는 극적인 끝내기 승리의 주인공이자 1차전 데일리 MVP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경기 직후 박건우는 “김택형 선수의 빠른 공을 봤는데 왼손 투수의 공이 꺾여서 들어오다 보니 안타가 나온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아직도 내가 뭘 했는지 잘 모르겠다. 기분이 너무 좋다”며 승리의 기쁨을 드러냈다.그는 이어 포스트시즌 첫 타석에서 끝내기의 주인공이 된 점에 대해 “코치님께서 6회부터 준비하라고 하셨는데 후반에 경기가 그대로 쭉 진행되면서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니퍼트, 스와잭의 출전으로 로메로를 쓸 수 없게 됐고 내게 기회가 왔다. 어떻게 준비했다기보다는 김택형 선수의 공을 보면서 계속 타이밍을 맞추고 있었던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정수빈 역시 “포스트시즌 때 자신감 있게 즐기는 것을 배워가고 있다. 긴장을 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며 “초반 분위기 싸움이 중요한데 1회 잘 맞은 타구가 만약 빠져서 2루타나 3루타 됐으면 분위기를 가져와서 좀 더 쉽게 경기를 끌고 갔을 것 같다. 아쉬웠지만 다음을 기약했고, 좋은 결과가 있었다”는 소감을 전했다.두 선수는 덕아웃에서 서로 주고받은 대화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정수빈은 “건우가 처음 포스트시즌에 출전했는데 또래가 있다는 것이 나로서는 정말 좋다. 건우에게 시합을 못 나가도 ‘네가 중요한 순간에 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잘해서 기분이 좋다”며 미소를 지었다.박건우 역시 “솔직히 입단 동기인 (허)경민이와 수빈이 모두 잘 하더라. 안타를 치고 들어올 때 ‘부럽다. 나도 잘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는데 수빈이가 ‘너도 잘 할 거다’고 했다. 대타로 마지막 타석에 들어설 때도 ‘네가 끝내고 오라’고 격려해줬다. 수빈이에게 고마운 마음이다”며 동기 간의 훈훈한 우애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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