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3차전]첫 토종 선발간의 맞대결, 난타전 펼쳐질까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두산과 NC가 자신들이 자랑하는 외국인 투수들을 통해 플레이오프에서 1승씩을 주고받았다. 완봉과 완투가 오고간 명품 투수전이 펼쳐진 탓에 양보없는 치열한 타격전은 펼쳐지지 못했다. 한 마디로 투수 한 명이 경기 전체를 결정한 셈이다. 하지만 토종 선발투수의 맞대결이 펼쳐지는 3차전은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NC는 지난 19일 마산구장에서 펼쳐진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1로 신승을 거뒀다. 선발 스튜어트의 어깨가 빛났던 경기였다. 9이닝 1실점으로 완투에 성공한 그의 완벽투에 NC는 1차전 두산 선발 니퍼트에 당한 영봉패를 깔끔하게 설욕했다.사실 두산과 NC의 플레이오프는 양 팀 타선의 활약 정도에 의해 좌지우지 될 것이라 내다본 이들이 많았다. 정규리그 팀 타율 3,4위 팀의 치열한 방망이 대결이 그려졌지만 뚜껑을 열자 경기 양상은 예상과는 많이 달랐다.
1차전에서는 두산의 방망이만 폭발했고, 2차전은 치열한 투수전으로 진행 된 탓에 양 팀의 방망이가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3차전은 다를 수 있다. 1,2차전의 선발 투수들에 비해 무게감이 다소 떨어지는 선발 투수들의 맞대결이 펼쳐지기 때문이다.두산과 NC는 21일 잠실 플레이오프 3차전에 손민한과 유희관을 선발로 예고했다.두산은 3차전을 잡기 위해 팀 내 다승 1위(18승) 투수를, NC는 경험 많은 베테랑을 택했다. 1,2차전(1차전 니퍼트-해커, 2차전 장원준-스튜어트)과 달리 첫 토종 선발간의 대결이다.하지만 이들의 최근 페이스를 생각해 본다면 다소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양 팀은 자신의 선발 투수들을 굳게 믿고 있겠지만 난타전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지난 2차전에서 좋은 투구내용을 보였던 두산 장원준과 NC 스튜어트는 기록의 형태가 다소 다르지만 준수한 잔루처리율을 기록하고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잔루처리율은 자신이 내보낸 주자의 잔루 비율을 보여주는 지표다. 잔루처리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실점은 줄어든다.
장원준은 올시즌 72.4%의 잔루처리율을 기록했는데, NC를 상대로는 81%에 달했다. 시즌 평균 자책점이 4.08인 그가 NC를 상대로는 2.7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이 같은 기록은 지난 2차전에서도 발현됐다. 장원준은 7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을 내줬지만,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던 것. 비록 승리투수가 되는데 실패했지만 기대 이상의 경기력이었다.스튜어트 역시 마찬가지다. 스튜어트는 올시즌 두산을 상대로는 67.7%의 잔루처리율을 기록했지만, 지난 2차전을 제외하고 최근 7경기에서는 92.1%에 달했다. 이 기간 동안 5승(무패)을 거뒀던 그의 기록이 3차전에서도 1실점 완투로 이어진 것이다.하지만 유희관과 손민한의 9,10월 정규리그 잔루처리율(LOB%)은 각각 53.2%와 47.2%다. 상당히 저조한 기록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시즌 잔루처리율이 58.9%에 불과했던 손민한은 자연스레 실점이 많아지며 지난 2013년 NC입단 이후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4.89)을 기록했다. 2차전에 비해 양 팀의 타격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상대적으로 좀 더 불안한 선수는 유희관이다. 정규리그 마지막 2경기에서 1.2이닝 2피홈런 11피안타 12실점이라는 최악의 기록에 그쳤다. 가장 최근 경기인 지난 13일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부진은 이어졌다. 그는 4이닝 2피홈런 7피안타 4볼넷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어느 정도 만회는 가능하겠지만 단 시간 내에 부진을 완벽하게 털어내기는 힘들어 보인다.반면 손민한은 지난달 17일(한화), 24일(KIA) 경기에서 구원 등판해 5이닝 5실점으로 다소 불안했지만 가장 최근 경기인 지난달 30일 두산을 상대로 5.1이닝 1실점을 기록하면서 승리투수가 된 바 있다. 완벽하게 만족스러운 모습은 아니지만, 불안함이 상대적으로 덜하다.NC 김경문 감독은 19일 플레이오프 2차전을 마치고 “손민한이 3차전에 나선다. 두산 역시 유희관을 3차전 선발로 낸 만큼 서로 좋은 경기가 될 것 같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투수전을 예상한 김 감독과 달리 다승왕의 패기와 베테랑의 관록이 맞붙는 플레이오프 3차전은 의외의 타격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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