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지던츠컵]'무패' 배상문, 17년 만에 인터내셔널 우승 이끈다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예상보다 훨씬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승부는 마지막 4라운드에서 결정된다. 지난 1998년 이후 17년 만에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적기다. 그리고 인터내셔널팀 승리의 키를 쥐고 있는 선수가 바로 배상문(29)이다.미국팀과 인터내셔널팀은 10일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파72·7,380야드)에서 열린 2015년 프레지던츠컵 대회 3라운드 포섬 4경기와 포볼 4경기에서 3승3패2무로 승점 4점을 사이좋게 나누어 가졌다.이날 무승부로 미국팀은 승점 9.5점을 확보하며 8.5점의 인터내셔널팀을 상대로 1점차 리드를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이제 승부는 마지막 4라운드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11일 4라운드에서 선수 12명이 모두 1대1 대결을 통해 우승 트로피의 주인을 가리게 된다.1라운드 포섬 경기까지만 해도 미국팀은 압도적인 실력으로 인터내셔널팀을 제압했다. 같은 나라 선수로 구성되어 있기에 호흡을 맞추거나 함께 경기를 많이 해본 미국팀이 포섬 경기에서 우위를 점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했다.게다가 인터내셔널팀은 의사소통에서 다소 문제가 있고, 서로에 대해 단편적인 부분만 알고 있었다. 실력 자체에서 이미 우위를 점하고 있는 미국팀을 이기기엔 역부족이었다. 5점이 걸린 1라운드에서 1-4로 완패하며 고개를 숙였다.인터내셔널팀 단장 닉 프라이스와 부단장 최경주 역시 1라운드가 끝난 뒤, 선수들이 허심탄회하게 서로가 하고 싶은 상대를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고 이야기 했다. 첫 날 경기를 펼친 조 편성의 호흡이 다소 맞지 않은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었다.하지만 빠르게 수정을 가했고 반격에 나섰다. 상대 미국팀의 난조를 틈타 9일 2라운드에서 인터내셔널팀은 3승1무1패라는 성적을 기록하며 1점 차로 추격에 나섰다. 4.5-5.5가 되면서 승부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졌다.그리고 10일 3라운드 역시 오전 포섬과 오후 포볼에서 인터내셔널팀은 리드를 내주지 않고 무승부를 기록하며 1점 차를 유지, 승부를 마지막 라운드로 이어가게 됐다. 마지막 4라운드까지 1점 차이를 유지한 것 자체로 이미 인터내셔널팀은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었다.
그 중심에는 단연 배상문이 있었다. 1라운드 경기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파트너로 정해진 찰 슈워젤(남아공)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이 출전 보류의 이유였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 그는 본격적으로 발톱을 드러냈다.뉴질랜드 교포이자 함께 PGA 투어를 다니며 친분이 두터워진 대니 리와 함께 한 조를 이루어 상대 미국팀 세계랭킹 5위 리키 파울러와 세계랭킹 17위 지미 워커를 1홀차로 제압했다. 특히 마지막 홀인 18번홀(파5)에서 배상문이 성공시킨 3m짜리 버디 퍼트는 클럽을 찾은 갤러리의 환호성을 이끌기에 충분했다.페이스는 이어졌다. 3라운드에서 배상문은 마쓰야마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 지난 1라운드에서 아담 스콧과 조를 이뤘지만 아쉽게 고개 숙인 마쓰야마(일본)는 말이 통하는 배상문과 하고 싶다는 요청을 프라이스 단장에게 전했다. 그리고 두 선수는 함께 필드에 나섰다.3라운드 오전 포섬에서 극적인 무승부를 만들어냈고, 오후 포볼에서는 압도적인 실력을 자랑했다. 특히 두 선수는 11번홀까지 무려 9개의 버디를 기록하며 최고의 호흡을 자랑했다. 마쓰야마 역시 "배상문과 함게 경기에서 이곳이 마치 고국인 것처럼 느껴진다. 호흡이 너무 잘 맞는다"라고 말하기도 했다.그렇게 상대 미국팀 워커-크리스 커크 조를 맞이해 배상문-마쓰야마 조는 13번홀까지 무려 6홀차의 대승을 거두며 인터내셔널팀의 상승세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배상문은 경기 후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 것이 좋게 이어졌다. 많은 분들이 응원을 해주셨다. 성원에 힘입어 이기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항간에는 1라운드에서 배상문을 출전시켰다면 오히려 인터내셔널팀이 앞설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 그만큼 인터내셔널팀에서 배상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생각 이상이다. 대회 이전부터 세계랭킹 90위권 선수인 배상문을 와일드 카드로 뽑으면서 여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하지만 이번 대회가 열리는 잭 니클라우스 콜프클럽은 지난 2013년과 2014년, 신한동해오픈이 열린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배상문은 그 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번 대회에 가장 안성맞춤인 선수라고 해도 무방하다.그렇게 배상문은 2라운드부터 존재감을 드러내며 '무패'를 기록, 이러한 논란을 실력으로 잠재웠다. 결국 마지막 승부가 펼쳐지는 4라운드 역시 배상문의 활약이 인터내셔널팀에 있어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전까지 10번의 프레지던츠컵에서 인터내셔널팀의 성적은 1승1무8패. 말 그대로 지는 것이 익숙했다. 첫 우승을 따낸 것은 지난 1998년 호주 로얄 멜버른 골프클럽에서 열린 세 번째 대회에서 인터내셔널팀은 20.5-11.5로 미국팀을 제치고 첫 우승을 차지한 것이 전부. 그리고 1998년 이후 17년만에 인터내셔널팀은 우승을 다시 노리게 됐다.긍정적인 부분은 배상문과 더불어 남아공 듀오 우스트히즌-그레이스조가 1라운드 포섬, 2라운드 포볼, 3라운드 포섬과 포볼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내며 4승 무패로 4점을 획득했다는 점이다. 두 선수의 활약이 이어지고 배상문이 힘을 낸다면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배상문은 2라운드와 3라운드에서 모두 승점 2.5점을 따냈다. 인터내셔널팀에서 세 번째이자 승점 4점씩 합작한 우스트히즌, 그레이스(이상 남아공) 다음으로 많다. 배상문이 핵심이라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인터내셔널팀이다.4라운드 조편성에서도 배상문은 12명 가운데 가장 마지막 주자로 나서게 된다. 상대는 미국팀 와일드카드로 뽑힌 빌 하스. 과연 배상문이 4라운드에서 실력을 발휘, 인터내셔널팀에게 17년 만의 우승을 가져다 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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