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시몬의 맹활약 뒤엔 미인 여자친구의 '한국 내조'
남자프로배구 OK저축은행이 한국전력을 3-0으로 완파한 지난 19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25득점을 올려 팀을 승리로 이끈 '쿠바산 몬스터' 로버트랜디 시몬(28)은 경기를 마친 뒤 웃통을 벗어 던지고는 경기장에 드러누워 스트레칭을 했다.그런 시몬 곁으로 한 서양 여성이 다가오더니 경기장 맨바닥에 자리를 잡고 앉아 시몬과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시몬은 스트레칭을 하느라 몸을 이리저리 비틀면서도 이 여성한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싱글벙글 좋아 죽겠다는 표정이다.이 여성은 시몬의 여자친구 마우라 판제리(25)다.시몬이 이탈리아에서 뛸 때 만나 한국 무대를 밟은 지난해 같이 건너왔다. 사귄 지는 벌써 5년 가까이 됐다.OK저축은행의 이태호 코치는 "저렇게 덩치 큰 애(206㎝·112㎏)가 여자친구 앞에서 순둥이가 돼 끔찍하게 아껴주는 것을 보고 있으면 좀 웃긴다"고 했다.시몬의 고향인 쿠바는 스페인어가 공용어지만 시몬이 이탈리아어도 유창하게 구사하기 때문에 둘 사이 의사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전국에서 펼쳐지는 OK저축은행의 어느 경기를 가도 거의 어김없이 판제리를 볼 수 있다.판제리가 선수단 버스에 동승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한국의 교통 체계에 익숙한 것도 아니다 보니 항상 이 코치의 차량을 얻어탄다고.시몬과 판제리는 구단이 얻어준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 같이 살고 있다. 판제리는 특유의 활발한 성격으로 집 주변 곳곳을 안 다녀본 데가 없다.이 코치는 "워낙 인사성이 밝아 동네 사장님 중에서 판제리를 모르는 분이 없다"고 전했다.판제리는 기본적인 한국말도 한다. 단국대 한국어학당을 다니며 '한국어 삼매경'에 빠져 있다.이날 경기가 끝나고 나서도 OK저축은행 직원들과 "안녕?" "밥 먹었어?" 같은 한국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요리에도 관심이 많아 평소에는 시몬이 먹을 음식을 손수 만든다고 한다.판제리도 배구선수 출신이다. 그렇기에 시몬이 겪는 어려움을 잘 이해해주고 때로는 코치처럼 이것저것 조언도 해준다.시몬은 여자친구 자랑 좀 해달라는 요청에 "한국에 같이 있어줘서 고맙다"며 잇몸을 드러내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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