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양보'로 정한 대표팀 등번호, 주인 잃은 '1번'
국가대표로 선발된 선수들은 대개 소속 구단에서 쓰는 등번호를 그대로 국가대표 등번호로 쓴다.야구국가대항전인 '프리미어 12'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들도 마찬가지다.그러나 서로 다른 구단에서 같은 등번호를 사용하는 선수들이 맞부닥치는 일도 있다. 이럴 땐 보통 '선배' 혹은 '형'이 등번호를 양보받는다. 이 경우 '후배·동생' 선수들은 낯선 번호를 등에 부착하게 된다.외야수 나성범(26·NC)은 원래 쓰던 47번이 아닌 17번을 달고 있다. 나성범은 "남는 번호가 별로 없어서 17번을 골랐다"며 "47번은 민호 형이 쓴다"고 말했다.포수 강민호(30·롯데)와 등번호가 겹쳤던 것이다. 나성범은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강민호와 함께 출전, 48번을 달고 뛰었다.'홈런왕' 박병호(29·넥센)는 52번이 아닌 3번을 쓴다. 현재 한국시리즈에서 뛰는 유격수 김재호(30·두산)가 등번호 52번을 그대로 대표팀에서도 쓰기 때문이다.상비군으로 합류한 유격수 김하성(20·넥센)은 유격수 선배인 김상수(25·삼성)와 등번호(7번)가 겹쳐 6번이라는 새로운 번호를 달았다.등번호 '1번'은 나름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법하지만, 현재 프리미어 12 대표팀에서 1번은 '무주공산'이다.
사연이 있다. 투수 우규민(30·LG)은 LG에서 1번을 달고 뛰지만, 대표팀에서는 22번을 사용한다. 우규민은 "1번은 다른 선수가 쓰기로 했는데…. 22번은 그냥 남는 번호 중에 고른 것"이라고 말했다.삼성의 1번 선수이자 토종 에이스인 투수 윤성환(34·삼성)이 쓰던 등번호를 그대로 쓸 수 있도록 양보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윤성환은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이후 해외 원정 도박 의혹이 불거지면서 엔트리에서 제외 조치됐다.이 때문에 현재 대표팀 등번호는 '2번'부터 출발한다. 2번은 상비군인 김사훈(28·경찰청)이다.한편, 29일 끝난 일본시리즈에서 5경기 타율 5할(16타수 8안타) 2홈런 8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한국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이대호(33·소프트뱅크 호크스)는 대표팀에서 10번을 달고 뛴다.10번은 이대호가 롯데 자이언츠 시절에 이어 현재 소프트뱅크에서 사용하는 등번호다.역시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다 대표팀에 합류한 투수 이대은(26·지바롯데)은 11번을 달았다. 이대은이 단 11번은 국가대표팀에서 '전설의 에이스' 최동원이 현역시절 달았던 번호이기도 하다.이대은이 지바롯데에서 달고 있는 38번은 대표팀에서 베테랑 투수 정대현(37·롯데)이 차지했다.소속팀에서 13번을 쓰는 내야수 황재균(28·롯데)는 대표팀에서 16번을, 소속팀에서 16번을 쓰는 상비군 하주석(21·한화)은 대표팀에서 13번을 선택한 것은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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