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부산고 동문' 손민한·이민호, 가을에 찾은 NC의 현재와 미래
고등학교 18년 선후배가 손벽을 마주쳤다. 까마득한 선배가 만들어 낸 리드를 18년 후배가 지켰다. 추억을 회상하게 하는 가을의 선선함에 NC는 마운드의 현재와 미래를 조우했다.
NC는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6-2 대승을 거뒀다.이날 NC는 포스트시즌에서 첫 연승을 거둔 것과는 별개로 대기록들과 함께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3차전 선발 투수로 나선 손민한의 포스트시즌 최고령 승리 투수다. 손민한은 이날 5이닝 77구 3피안타 3볼넷 2실점(1자책점)으로 40세 9개월 19일에 승리 투수가 됐다. 종전 최고령 기록은 지난 2006년 한화 송진우가 세운 40세 8개월 1일이다.그리고 경기 후반 점수차가 대거 벌어지면서 투수들은 컨디션 조절 등판의 성격이 짙었다. 하지만 NC 투수 가운데 유일하게 팀 승리를 지켰다는 징표인 홀드를 가져온 선수가 있으니 이민호(22)다.이민호는 손민한이 오른손 중지에 물집이 잡히면서 내려간 6회말 최주환의 타석 2볼 상황에서 손민한과 임무를 교대했다. 6회까진 NC도 안심할 수 없는 5-2, 3점차 상황이었다.하지만 이민호는 당당했다.최주환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운 이민호는 박건우를 유격수 땅볼, 김재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그리고 7회초 타선이 폭발하며 5점을 더 추가했고 이민호는 보다 편한 상황에 올라와 최재훈을 유격수 땅볼, 정수빈을 삼진으로 처리한 뒤 덕아웃으로 들어갔다.승리를 거둔 손민한과 이민호는 부산고 동문이다. 무려 18년 차 선후배 사이. 시대는 달랐지만 손민한과 이민호는 당시 부산고의 에이스들이었다.
손민한이 롯데에서 에이스 역할을 하며 최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을 때 이민호는 손민한을 보면서 에이스의 꿈을 꿨다.18년이라는 세월의 차이는 고교 동문이라는 이유만으로 인연을 엮어주지 않는 듯 했다. 하지만 이민호가 2012년 NC에 우선 지명으로 입단했고, 어깨 부상으로 롯데에서 방출되는 등 4년의 공백기 끝에 2013년 NC에 육성선수로 입단을 하면서 부산고 에이스들의 만남은 성사됐다.이민호는 손민한을 '우상'이라고 여기며 잘 따랐고, 손민한 역시 이민호에 이런 저런 조언들을 해주며 젊은 투수의 멘토 역할을 했다. 물론 손민한은 이민호만 챙긴 것은 아니었다.이렇게 최고참과 막내급이 의기투합을 했고, 손민한은 선수생활의 황혼기에 정규시즌 최고령 두 자릿수 승수(11승)와 포스트시즌 최고령 승리 투수라는 기록을 세웠다.이민호는 아직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다듬어지지 않은 파이어볼러의 모습을 보여줬지만 데뷔 이후 가장 많은 이닝(96이닝)과 6승 5패 10홀드 평균자책점 5.06으로 원숙한 기량을 보여줬다. 그리고 김경문 감독은 현 상황에서 가장 믿음직한 구위를 가진 선수로 꼽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부산고 18년 선후배는 이제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을 하며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NC 투수진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들이 됐다.손민한은 이제 선수생활의 내리막 길에 접어든 황혼기에 의지를 불태우고 있고 이민호는 혈기왕성한 패기로 마운드에서 힘차게 공을 뿌린다.그리고 18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NC의 가을야구 성공이라는 목표를 향해 의기투합했다. NC의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NC의 '현재' 손민한과 '미래' 이민호가 써내려 가는 또 하나의 이야기를 발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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