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2차전] 장원준, ‘3전 4기’ 끝에 준PO 첫 승 가능할까
두산의 좌완 원투펀치 중 한 명인 장원준(30)이 이전 소속팀에서 이루지 못한 기록에 도전한다. 바로 준플레이오프에서의 첫 승이다.지난 2월, 올시즌을 앞두고 롯데에서 FA를 통해 두산으로 이적한 장원준. 두산은 장원준과 4년간 84억원 규모의 FA 계약을 맺었다. 과대 평가됐다는 비난 섞인 여론이 우세했지만, 장원준은 실력으로 비난 여론을 극복했다. 올시즌 30경기에 나서 12승12패, 4.0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장원준은 6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에 성공하면서 ‘먹튀’ 논란을 완벽하게 지워냈다. 비록 시즌 종반 3연패를 당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더 바랄 것이 없는 페넌트레이스였다. 하지만 아직 장원준의 2015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리그 3위에 오른 두산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기 때문. 두산은 지난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극적인 4-3 역전승에 성공했다. 두산은 천신만고 끝에 1승을 챙겼다. 이제 유희관과 더불어 좌완 원투펀치로 활약했던 장원준이 나설 차례다. 그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2승째를 선사할 수 만 있다면, 두산은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목동행 버스를 탈 수 있다. 그의 어깨가 그 어느 때 보다 제 몫을 다해줘야 한다.물론 팀의 승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개인적으로도 장원준은 이번 2차전에서의 승리가 절실하다. 바로 준플레이오프에서의 첫 선발승이다. 장원준은 데뷔 이래로, 총 3차례의 준플레이오프 경기를 경험했다.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회 연속 롯데 소속으로 준플레이오프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3경기 모두 승리투수 요건인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무너졌다. 그가 3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1패, 6.03의 평균자책점에 머물고 있을 뿐이다. 그만큼 승리와는 큰 인연이 없었다. 가장 승리에 근접했던 경기는 공교롭게도 현 소속팀, 두산과의 2010년(10월 3일) 준플레이오프 4차전이었다. 당시 4.2이닝을 책임진 장원준은 7피안타 2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나름 준수한 경기력을 과시했지만 2-2로 팽팽하게 맞선 5회말 2사 1,2루에서 최준석(당시 두산, 현재 롯데)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고 강판 당했다. 단 한 개의 아웃카운트만 잡아냈어도 5이닝을 채울 수 있었지만, 역전을 허용했기에 롯데로서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결국 롯데는 4-11로 패했고, 2일 뒤인 5일 펼쳐진 5차전에서 또다시 4-11로 패한 롯데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그동안 장원준에게 준플레이오프는 쓰라린 아픔의 기억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5년 전 자신에게 아픔을 준 두산으로 적을 옮겼기 때문. 두산은 최근 주춤했던 롯데와 달리 전통의 포스트시즌 강팀이다. 좀 더 편하게 ‘가을야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게다가 1승을 안고 있기에 심적 부담도 덜하다. 장원준이 패하더라도, 상대전적은 동률이 될 뿐이다. 일단 편안한 분위기는 조성됐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안요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올시즌 넥센과의 상대전적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 올시즌 장원준은 넥센과의 2차례 맞대결에서 2패, 9.00의 평균자책점에 그쳤다. 가장 최근 넥센과 마주했던 지난달 8일 목동 경기에서는 3이닝 1피홈런 5피안타 4볼넷 7실점(5자책)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당시 3회말 박헌도에게 내준 만루홈런이 너무나도 뼈아팠다. 이 때의 충격 때문이었을까. 장원준은 이후 4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채,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그러나 다르게 생각해 보면 넥센에게 당한 아픔은 반드시 설욕해야한다는 강한 동기부여로 이어질 수 있다. 장원준은 가장 최근 등판 경기인 1일 인천 SK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컨디션을 회복한 만큼, 넥센도 자신 있다는 각오다. 5년 전 두산을 상대로 아쉬움을 삼킨 장원준은 이제 없다. 아픔만큼 성숙한 장원준이 롯데에서 이루지 못한 준플레이오프에서의 첫 선발승을 두산에서 이뤄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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