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황재균 "야구 그만둘 때까지 태극마크 달고파"
멀티포를 포함해 4안타를 폭발시킨 황재균(28·롯데)이 대표팀에 대한 짙은 애정을 드러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2일 대만 타오위안 구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프리미어12 예선 라운드 3차전에서 13-2,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일본과의 개막전 영봉패 이후 2연승을 내달리며 일본(2승)에 이어 B조 2위로 올라섰다.타선이 고르게 폭발한 가운데 황재균의 활약이 가장 돋보였다. 선발 7번 3루수로 출전한 황재균은 4타수 4안타(2홈런) 3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지난 2경기 4타수 무안타의 부진을 만회했다.2-0으로 앞선 1회말 2사 1, 2루의 첫 타석부터 중전적시타를 터뜨린 황재균은 3-2까지 따라잡힌 3회초 수비에서 1루 악송구를 범해 2사 1, 3루 역전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다. 그러나 선발 이대은이 루이스 히메네스를 스트라이크아웃낫아웃으로 처리하면서 한숨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이후 황재균은 수비에서의 실책을 만회하고도 남는 맹타를 휘둘렀다.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좌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려 분위기를 다시 한국 쪽으로 끌고 왔으며, 그의 홈런을 시작으로 한국이 3점을 추가하며 도미니카의 추격의지를 완벽히 꺾을 수 있었다.황재균은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5회 1사 후 다시 한 번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연타석 홈런을 때려낸 그는 6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를 기록하는 등 마지막까지 완벽한 모습을 계속 이어갔다.지난 쿠바와의 슈퍼시리즈부터 전날 도미니카전까지 이대호를 제외하면 홈런이 좀처럼 터지지 않았지만 하위 타선에서 황재균이 확실하게 포문을 열면서 대표팀의 짜임새는 한층 더 강해질 전망이다.
경기 직후 황재균은 두 차례 홈런에 대해 "노리고 들어간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맞추려고 노력했다. 안쪽으로 들어온 공이 장타 코스로 날아가면서 홈런으로 이어졌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3회 수비 실책에 대해서는 "팀에 안 좋은 영향을 끼쳤는데 (이)대은이가 삼진으로 마무리해줘서 마음이 편해졌고, 이후 타석에서도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동료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동시에 전했다.황재균은 국가대표가 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야구를 하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내게는 정말 즐거운 추억이었고, 이번에도 기분 좋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나라를 대표한다는 일, 좋은 선수들과 함께 야구를 하고 외국 선수들과 겨뤄보는 일 역시 기분이 좋고 재미있다. 앞으로도 실력이 좋아진다면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야구를 그만둘 때까지 대표팀에 합류하고 싶은 마음이다"며 의욕을 드러냈다.한편 이날 황재균은 홈런을 터뜨린 직후 KBO리그에서 자주 선보였던 화려한 '배트 플립'을 선보이지 않고 단지 3루 베이스를 돌며 가벼운 기쁨만을 드러냈다. 그의 배트 플립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미 소개가 됐을 만큼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탄 상황.그의 조용한 세리머니에 의문을 느낀 대만 현지 기자가 이에 대해 묻자 황재균도 부끄러운 듯 미소를 짓더니 "사실 한국에서 오래 야구를 하면서 버릇처럼 가지고 있던 습관이다. 그런데 소속팀 외국인 선수들에게서 그런 액션을 취할 경우 되돌려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아직 생각만큼 잘 고쳐지지는 않는다"고 솔직한 답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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