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낯선' 오타니 파훼법, 테이블세터가 중요한 이유
'낯섦을 극복하라.'
대표팀의 공격 첨병을 담당할 테이블세터 이용규(30)와 정근우(33·이상 한화)에게 내려진 특명과도 다름없다.국가대항전 프리미어 12에 나서는 한국 야구 대표팀이 8일 일본 훗카이도 삿포로돔에서 일본과의 개막전을 가진다.한국 야구 대표팀의 현재 최대 고민은 주전 라인업에 나설 일부 선수들의 타격 컨디션이 떨어졌다는 것. 특히 1번과 2번을 나란히 맡을 '한화 듀오' 이용규-정근우의 방망이가 무뎌졌다. 이 둘은 평가전 성격으로 열린 쿠바와의 슈퍼시리즈 2경기에서 제대로 된 밥상을 차려주지 못했다. 이용규가 7타수 2안타, 정근우가 9타수 2안타로 나란히 침묵했다.정규시즌 종료 이후 한동안 실전 경기를 치르지 못한 것에서 기인했다는 위안을 삼을 순 있지만, 2번의 평가전 이후 곧장 실전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프리미어 12 조별 예선은 5경기를 가져야 하지만 이 5경기의 첫단추가 바로 '숙적' 일본이다.그리고 첫단추를 끼기 위해 넘어야 할 관문이 바로 일본 선발 오타니 쇼헤이(21)이다. 오타니는 일본 대표팀 투수진의 현재와 미래다. 퍼시픽리그 니혼햄 파이터스 소속으로 22경기 등판해 160.2이닝을 던지며 15승(5완투) 5패 평균자책점 2.24 196탈삼진을 기록했다. 150km대 중반을 던지는 강속구와 포크볼로 리그를 주름잡았다. 타자를 병행할 정도로 운동 신경만큼은 타고났고, 마운드에서 심어주는 파괴력은 강렬했다.하지만 강력한 오타니라도 파고 들 구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단단할 수록 부러지기는 쉽다. 오타니는 제구가 불안해지거나 자신이 제어할 수 없는 요인들로 인해 무너지는 경향이 보였다. 지난 5일 열린 푸에르토리코와의 평가전에서 2이닝 3피안타 4탈삼진 2실점(비자책점)을 기록했는데 이때 자신의 송구 실책으로 2점을 내주는 등 스스로 불안을 자초했다.물론 요행을 바라기 전에 직접 공략법과 파훼법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한국 야구 대표팀과 오타니는 처음 맞대결을 갖는다. 영상을 통해 분석을 했겠지만 실전에서 직접 맞닥뜨리는 것은 차원이 다른 느낌이다.그렇기에 대표팀 중에서도 오타니를 처음으로 마주할 이용규와 정근우, 한화 테이블세터진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이들이 최대한 오타니를 불안하게 만들어야 한다. 범타로 물러난다고 하더라도 타석에서 최대한 공을 많이 보면서 후속 타자들이 공을 파악할 시간을 버는 것이 중요하다. 커트를 하면서 투구수를 늘리는 것도 작전 중 하나다.타석에서의 임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출루했을 경우엔 루상에서 부지런해져야 한다. 루상에서 빠른발을 통한 움직임으로 오타니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어야 한다. 타석의 타자들이 조금 더 쉬운 승부를 펼칠 수 있게끔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오타니라는 낯설면서도 강력한 선발 투수를 상대로 최전선에 배치된 이용규와 정근우. 그들이 갖고 있는 날카로운 눈과 매서운 방망이, 빠른발을 얼마나 보여주느냐에 따라 한일전의 서막이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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