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시리즈] 한국의 전력 점검, 쿠바 도움이 필요하다
"2차전은 쿠바에서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가 나왔으면 좋겠다."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을 이끄는 김인식 감독이 지난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2015 서울 슈퍼시리즈 1차전을 6-0으로 승리한 뒤 기자회견장에서 남긴 말이다.한국은 프리미어12 대회를 앞두고 쿠바와의 두 차례 친선전을 통해 최종 전력 점검에 나서고 있다. 한국시리즈 일정이 5차전에서 비교적 일찍 마무리됐지만 두산과 삼성 선수들, 이대호까지 모든 멤버가 합류한 시점은 지난 3일. 손발을 제대로 맞추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쿠바와의 경기에서 승패를 떠나 여러 과제들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그런데 1차전에서는 소위 경기가 너무나도 잘 풀리면서 오히려 독이 된 부분도 있었다. 먼저 마운드의 경우 선발 김광현(3이닝 3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과 두 번째 투수 이대은(4이닝 3탈삼진 무실점)이 완벽에 가까운 호투를 펼치며 좌우 에이스의 무게 중심을 잡았지만 투구수가 각각 38개, 44개에 그칠 만큼 효율적인 피칭을 하면서 이닝을 빠른 속도로 먹어치웠다. 결국 불펜진에 대한 점검은 정우람(1이닝 무실점), 조무근(0.2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임창민(0.1이닝 무실점) 정도에서 끝을 맺을 수밖에 없었다.
김인식 감독은 "선발로 나선 김광현과 이대은, 두 명의 투수가 생각 외로 잘 던져줬다"며 흡족해하면서도 "경기 전 혹시나 했던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당초 김광현에게 50개, 이대은에게 60~70개의 공을 던지게 할 계획이었는데 아웃카운트에 비해 공 개수가 생각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불펜 투수들을 투입시켜야 했는데 결국 불펜 3명이 남은 2이닝을 나눠가져야 했다"며 당혹스러운 반응도 함께 나타냈다.총 28인의 엔트리에서 투수는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13명으로 구성됐다. 1차전에 투입된 4명의 투수 및 장원준과 이현승 등 비교적 최근까지 경기 감각을 이어온 이들을 제외하더라도 컨디션을 조율해야 할 선수는 여전히 넘친다. 2차전은 선발 우규민과 두 번째 투수 이태양이 차례로 등판할 예정인 상황에서 김 감독 역시 투수 교체 타이밍에 신중을 기할 방침이다. 물론 전날 4안타를 터뜨리는데 그치며 영봉패를 당한 쿠바 타선이 보다 집중력을 발휘해줄 필요가 있다.한국 타선 역시 1차전 12안타를 폭발시켰지만 좀 더 점검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 특히 프리미어12 개막전에서 일본이 시속 160km의 강속구를 자랑하는 오타니 쇼헤이를 선발로 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빠른 공을 눈으로 익혀둘 필요성이 있다.하지만 1차전 쿠바가 마운드에 올린 6명의 투수 가운데 빠른 공을 주무기로 삼는 선수는 없었다. 대부분이 직구 최고 시속 140km 초반대에 그쳤으며, 변화구를 점검하는 경향이 강했다.김인식 감독은 "상대 투수들은 80% 이상이 변화구더라. 슬라이더, 체인지업, 스플리터 등 주로 3가지를 구사했다"며 "친선 경기이지만 우리 역시 타선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기 때문에 쿠바에서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는 속내를 털어놨다.쿠바 역시 한국과 조별리그에서는 만나지 않지만 프리미어12에 출전한다. 1차전에서 1회부터 박병호를 고의4구로 내보내는 등 단기전에서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을 섬세하게 대비하는 모습. 그러나 2차전에서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면 결국 쿠바와 한국 서로에게 이득이 될 부분은 없다. 야구 팬들 역시 쿠바가 '아마 최강'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모습을 발휘해 한국과 진검 승부를 펼치기를 좀 더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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