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김광현, 5위 수성 위해 두산과의 '악연' 끊어라
KBO리그 일정이 막바지에 이르렀지만 살얼음판 '순위 싸움'은이어지고 있다. 그 어느때 보다 치열한 5위 경쟁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한 쪽은 단연 SK이나, 남은 세 경기에서 방심은 금물이다. ‘5위 등극’의 8부 능선을 넘기 위해 ‘에이스’ 김광현(27)을 출격시키는 SK. 그러나 상대가 두산이라는 점은 어딘가 불안하다.SK는 지난달 30일 인천 LG전에서 8-1 승리를 거뒀다. 3연승에 성공한 SK는 리그 5위 자리를 수성할 수 있게 됐다. 리그 종료까지 남은 경기는 단 3경기. 경쟁 팀인 KIA, 한화와의 격차는 2경기차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따라잡힐 위험성은 남아있다.여전히 위태로운 SK의 앞에 나타난 팀은 두산. SK는 5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자 1일 인천 두산전에 ‘에이스’ 김광현을 출격시킨다. 하지만 김광현에게 두산은 다소 껄끄러운 상대다. 그는 지난 2013년 6월 11일 선발승을 거둔 이후, 6경기 연속 두산을 상대로 승리 투수가 되는데 실패했다. 승리 없이 2패만을 떠안았다. 무려 841일 동안 승리가 없는 셈.
다시 말해, 두산은 올시즌 14승(5패)에 빛나는 김광현에게 가장 긴 시간 동안 승리를 허락하지 않고 있는 팀이다. 이는 올시즌 넥센과 두산을 제외 하고 모든 구단을 상대로 승리를 챙겼던 ‘에이스’ 김광현의 명성에 크나큰 상처다.김광현의 ‘두산전 악몽’은 인천에서 펼쳐진 지난 2013년 9월 12일 경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그는 6.2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7-0으로 앞서던 7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하지만 구원진의 난조로 팀이 7-9로 역전패를 당하며 다 잡았던 승리를 눈앞에서 날리고 말았다.새로운 마음으로 나섰던 2014년에도 그는 두산만 만나면 작아졌다. 김광현은 지난해 4월 10일 잠실 두산전과 5월 13일 인천 두산전에서 연달아 패배의 쓴잔을 마셔야 했다. 이 기간 동안 11.1이닝 10실점을 했던 그는 이길 방도가 없었다.운까지 따르지 않았다. 지난해 6월 5일 인천에서 열린 두산과의 맞대결에서 김광현은 5.2이닝 동안 2피안타 4볼넷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하지만 SK타선은 침묵으로 5회까지 1점을 내는데 그쳤다. 결국 1-1로 팽팽하게 맞선 6회초, 그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올시즌에도 김광현의 ‘두산 포비아’는 계속됐다. 지난 5월 14일 인천 두산전에서 호기롭게 나섰던 그는 1회부터 두산 타선의 먹잇감으로 전락했다. 1회초 오재원의 2타점 적시타로 아쉬움을 삼켰던 그는 2회초 김현수에게 좌월 3점포를 맞고 고개를 숙여야 했다.결국 3회까지 무려 77개의 공을 던진 그는 1피홈런 6피안타 7실점이라는 저조한 성적으로 일찌감치 경기를 마감해야 했다. 9회까지 9점을 뽑아낸 팀 타선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패전은 면했지만 직전 경기까지 2연승을 달리던 그의 상승세가 한 풀 꺾이는 순간이었다.1일 경기를 끝으로 두산과의 악연을 끊어내고자 하는 김광현. 그러나 최근 흐름은 다소 좋지 못하다. 최근 2경기(9월 21일 인천, 9월 26일 광주)에서 모두 KIA를 상대했던 그는 10.2이닝 9실점으로 2연패에 그쳤다. ‘친구’이자 ‘라이벌’인 양현종과의 2차례 선발 맞대결에서 당했던 연패였기에 그가 느낀 아쉬움은 더했다.그러나 김광현에게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3연승을 달리는 SK와 달리 두산의 최근 사정이 좋지 못하기 때문. 최근 5경기에서 2승3패에 그친 두산은 다소 기복 있는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선발진의 난조와 맥을 같이한다. 이 기간 동안 선발진이 거둔 승리는 단 1승. 유일한 승리를 챙긴 니퍼트를 제외 한 모든 선발진들이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고 있다.
특히 김광현을 상대해야 하는 좌완 선발 장원준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최근 4차례의 등판에서 3패에 그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그가 5이닝 이상 책임진 경기는 단 한 경기에 불과하다. 설상가상으로 가장 최근 경기인 지난 25일 잠실 kt전에서 장원준은 1.1이닝 6실점이라는 ‘최악투’로 고개를 숙인 바 있다. 이는 최근 2경기 부진 속에서도 모두 5이닝 이상을 책임진 김광현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돌고 돌아왔다. 무려 139일 만에 성립된 재대결이다. 김광현에게 두산전은 양날의 검이다. 이 경기에서 패한다면 시즌 마지막 등판을 패전으로 매듭지을 뿐 만 아니라 두산과의 악연을 2016년까지 이어가게 된다. 자연스레 팀의 5위 수성에도 먹구름을 드리우게 된다.하지만 구더기가 무서워 장을 못 담글 수는 없는 것처럼, 김광현은 머뭇거릴 수 없다. 특히 승리투수가 된다면 841일 동안 이어졌던 두산과의 악연과 2연패의 사슬을 끊어냄과 동시에, 5위 수성의 1등 공신이 될 수 있다. 과연 김광현은 자신에게 주어진 ‘양날의 검’을 두산을 무너뜨리는 ‘명검’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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