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통신] 중국의 텃세, 해도 해도 너무 하네
장사(중국), 서정환 기자] 중국의 텃세가 도를 한참 넘었다.제 28회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이 중국 후난성 장사시에서 열전을 거듭하고 있다. 1차 예선을 통해 12강이 가려진 지금 결선리그가 한창이다. 한국은 27일 레바논을 85-71로 꺾었다. 2승 1패를 기록한 한국은 중국(3승)에 이어 F조 2위를 달리고 있다.최악의 조건에서 대회에 참가한 한국은 최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전임감독이 없는 한국은 대회를 불과 두 달도 안 남기고 우여곡절 끝에 김동광 감독을 선임했다. 선수들의 훈련수당도 깎였고, 연습복도 모자랐다. 국내서 연습상대도 마땅치 않았다. 체재비를 대만에서 부담하는 존스컵 출전으로 전지훈련을 대신했다. 설상가상 불법스포츠도박 사건이 터져 김선형을 잃었다. 하승진과 윤호영 등은 부상으로 낙마했다.
▲ 상대 전력분석도 어려운 환경
레바논전 승리에 뒷이야기가 있다. 국제농구연맹(FIBA) 규정상 참가국들의 전력분석을 위해 각 팀의 경기영상을 CD에 담아서 배급하도록 돼있다. 그런데 한국이 다른 팀의 경기영상을 중국측 대회조직위원회(LOC)에 요청했지만 들어주지 않았다고. 결국 한국은 전력분석을 완벽하게 하지 못하고 경기를 치르는 중이다.
레바논전 후 김동광 감독은 "여기 비디오 구하기가 힘들다. 우리가 경기할 상대팀 비디오를 주지 않는다. FIBA 규정상 당연히 줘야하는데, 우리가 원하는 게임은 (CD굽는) 기계가 고장 났다고 하더라. 이해가 안 간다"고 하소연을 했다.이어 김 감독은 "카타르 대 레바논전을 이틀 전부터 요청했는데 (영상을) 안줬다. 결국 레바논과 대만이 하는 것을 3번 보고 분석했다. 우리가 와서 (영상을) 찍게도 못하게 한다. FIBA룰에도 어긋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한국은 정식루트를 통해 주최 측에 공식항의를 했지만 문제점은 시정되지 않았다. 돌아온 답변은 "기계가 고장났다"는 것이 전부였다고.한국은 1차 예선에서도 중국과 격전을 치른 13시간 뒤에 다시 싱가포르와 경기했다. 24시간 안에 두 경기를 치러서는 안 되는 FIBA 규정을 어긴 것. 비단 한국뿐 아니다. 카타르는 27일 밤 11시 30분까지 요르단과 대결한 뒤 다음날 오후 5시 30분에 한국과 대결이 잡혀 있다. 16시간 만에 또 경기하는 셈이다.우승후보 이란은 매일 오전 또는 이른 오후시간에 경기한다. 주최 측은 메인코트가 하나뿐이라 경기 일정이 빡빡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란 기자들은 "우승후보 이란을 견제하려는 목적"이라며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주최국 중국의 우승을 위해 다른 국가들이 들러리를 서게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 전광판에 이름과 사진도 잘못 표기
메인코트인 다윤 시티아레나에는 NBA에서나 볼 수 있는 대형HD전광판이 천장에 매달려 있다. 선수가 입장할 때 전광판을 이용해 간단한 프로필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선수들을 소개할 때 잘못된 정보가 버젓이 전광판에 나오고 있다.대회최고 스타로 떠오른 양동근이 소개될 때 프로필 사진이 없다. 더욱 웃긴 것은 강상재의 프로필이다. 강상재 대신 국가대표에 소집되지도 않은 강병현의 사진과 이름이 뜬다. 나머지 배번과 생년월일, 몸무게는 강상재가 맞다. 존재하지도 않는 가상의 선수를 소개한 셈. 심지어 김종규의 프로필에는 일본선수 사진이 뜬다. 사진에 일장기가 있어 조금만 관심이 있어도 바로잡을 수 있는 오류다. 그런데 한국이 3경기를 치르도록 고쳐지지 않았다. 논란이 되자 주최 측은 레바논전에서 소개한 김종규의 프로필에서 아예 사진을 빼버렸다.
▲ 2019년 농구월드컵 개최한 중국의 파워
국제농구연맹 아시아지부(FIBA ASIA)에서도 중국조직위원회(LOC)의 일처리에 불만이 많다. 대회를 운영함에 있어 국제규정에 못 미치는 경우가 자주 나오기 때문이다. 국제대회에서 너무나 기본적인 상식이 중국서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FIBA 관계자들도 "중국 사람들과 일하기 너무 피곤하다"고 토로할 정도.그럼에도 FIBA가 중국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엄청난 시장과 흥행능력 때문이다. 13억 인구의 중국시장에서 농구는 최고의 인기스포츠다. 중국인들도 아시아농구선수권에 엄청난 성원을 보낸다. 중국과 한국이 예선전을 펼쳤을 때 경기장에는 복도까지 사람이 가득 찼다. 심지어 장사사회대 대운동장에 마련된 대형스크린에 수많은 인파가 모여 단체응원을 펼쳤다고 한다. 이렇게 인기가 좋으니 서로 후원을 하겠다고 나서는 기업들도 많다. 그만큼 중국에서 농구의 힘이 막강하다. 한마디로 돈이 되는 스포츠다.
중국은 지난달 8일 필리핀을 제치고 2019 농구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됐다. 처음으로 32개국이 참가하는 2019 농구월드컵은 베이징, 난징, 우한, 광저우, 선전, 포산, 동관, 소주 등 8개 도시에서 분산 개최될 예정이다. 중국은 올해 아시아선수권을 농구월드컵을 잘 치르기 위한 예행연습으로 삼고 있다. FIBA는 여러모로 '돈줄'인 중국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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