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리베로 나현정 "월드컵서 정말 많은 것 느껴"
"3년 동안 정말 많이 욕먹었어요. 지금에 안주하면 안 되죠."
프로배구 GS칼텍스의 리베로 나현정(25·163㎝)은 지난 2014-15시즌 V리그 베스트 7 리베로 포지션에서 생애 첫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최근 일본에서 열렸던 2015 국제배구연맹(FIVB) 여자 월드컵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다. 나현정은 세트당 2.05개의 디그를 성공시켜 베스트 디그 부문 15위에 자리했다.지난 11일 경기도 용인시 강남대 내의 GS칼텍스 훈련장에서 만난 나현정은 "V리그와 달리 높이와 파워 등 모든 것이 상상 이상 이었다"며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말했다.
V리그 여자부는 지난 시즌 폴리(현대건설), 데스티니(IBK기업은행), 니콜(도로공사)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들이 활약했다. 월드컵을 경험하고 온 그는 "폴리 6명이 상대 코트서 공격을 때리는 느낌이었다"며 "서브나 스파이크가 높은 곳에서 묵직하게 날아오더라. V리그에서 잘하는 것에 절대 만족하면 안 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밝혔다.이선구 GS칼텍스 감독은 "큰 대회를 통해 본인 스스로 느끼는 것이 많았을 것"이라며 "그런 것들을 어떻게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지가 중요하다"고 독려했다.2008년 1순위로 GS칼텍스 유니폼을 나현정은 2012-13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주전 리베로로 경기에 나섰다. 나현정은 "지난 3년 동안 정말 욕을 많이 먹었다. 힘든 시간이 많았다. 그래서 더 악착같이 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강 스파이크를 온 몸으로 막아야하는 리베로는 잔부상을 달고 살 수밖에 없는 숙명이다. 나현정은 "상대 공격을 걷어 올리고 동료들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스트레스가 날아가고 희열을 느낀다"고 웃었다.나현정은 2014-15시즌 수비 1위(세트당 평균 8.625개), 리시브 2위(3.292개), 디그 3위(5.333개)를 차지하면서 비로소 빛을 봤다. 그는 "뛰어난 선배들이 많은데 운이 좋았다"고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나현정은 2014-15시즌 여자부 베스트 7 리베로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나현정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지난 4월 열린 V리그 시상식을 꼽았다. "어렸을 때부터 리베로를 했지만 상을 받으면서 가족들이나 주변 분들에게 비로소 인정받았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그 동안 힘든 시간이 많았는데 주변 코칭스태프나 팀 동료들이 도와준 덕분에 잘 이겨낼 수 있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래도 아쉬움은 있다. 2013-14시즌 우승을 이끌었던 나현정은 지난 시즌 개인 타이틀을 차지하고도 팀이 6개 팀 중 5위에 그치며 환하게 웃지 못했다.그는 "솔직히 팀이 하위권에 머물러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며 "정말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이 될 것이다"고 했다.오는 10월 개막하는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GS칼텍스는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청소년대표 출신 레프트 강소휘를 뽑는 행운을 얻기도 했다.
나현정은 "아무래도 외국인 선수가 다 바뀌었기 때문에 국내 선수들이 좋은 팀들이 우승에 유리할 것"이라며 "우리도 절대 떨어진다는 생각하지 않는다. 반드시 우승 트로피를 되찾아 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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