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첫 10승 투수' 탈보트, 불운을 이겨낸 묵묵함
한화가 마침내 시즌 10승 투수를 배출했다. 탈보트(32)가 오랜 불운을 극복하고 그 주인공이 됐다.한화는 2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13-3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화는 2연승을 내달리며 시즌 65승73패를 기록, 경기가 없던 롯데를 밀어내고 단독 6위로 올라서는데 성공했다.이날 한화 선발로 등판한 탈보트는 6.1이닝 동안 1피안타 5볼넷 8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통해 시즌 10승(10패) 고지를 밟는데 성공했다. 제구력은 다소 불안했지만 2회 김하성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안타를 내줬을 뿐이며, 시즌 최다 탈삼진 타이 기록을 수립해내며 몇 차례의 위기 상황을 극복해냈다. 이날 경기에서는 타선의 완벽한 지원까지 이뤄지면서 승리투수를 일찌감치 굳히는데 성공했다.
이날 승리는 한화와 탈보트 모두에게 값진 의미가 있었다. 안영명(9승6패 1홀드), 권혁(9승13패 17세이브 5홀드)과 함께 나란히 9승째를 기록 중이던 탈보트는 이번 호투로 팀 내에서 가장 먼저 10승 고지에 올라서는데 성공했다. 2011년 류현진(11승7패) 이후 4년 만에 한화에서 10승 투수가 배출됐으며, 외국인투수로는 2007년 세드릭(11승13패) 이후 8년 만의 기록이다. 탈보트 개인에게도 삼성 유니폼을 입었던 지난 2012년(14승3패) 이후 3년 만의 한국 무대 두 자릿수 승리.올시즌 탈보트는 팀 내 1선발 역할을 부여받은 채 시즌을 시작했지만 초반부터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여 김성근 감독의 애를 태웠다. 5월 중반 2군에 다녀온 이후 5연승 행진을 내달리며 눈부신 반전을 이루는 듯 했지만 이후 또다시 기복 문제를 노출했다.설상가상 타선의 지원 부족 및 불펜진의 난조까지 찾아오면서 페이스를 회복한 후반기에도 탈보트는 좀처럼 승리투수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 7월2일 KIA전에서 8승을 획득한 이후 12경기 연속 9승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8월5일 SK전에서 1이닝 5실점으로 무너진 것을 마지막으로 탈보트가 다시 한 번 힘을 내기 시작했다. 이후 6경기에서 5번이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등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제 몫을 다해냈고, 결국 13번의 도전 끝에 지난 10일 SK전에서 9승을 따낸 뒤 아홉수 없이 곧바로 두 자릿수 승리 고지를 밟았다.팀 에이스의 자리는 이미 로저스에게 넘겨준 상황이지만 올시즌 한화에서 가장 많은 이닝(150.1이닝)과 퀄리티스타트(14회)를 통해 팀을 지탱해온 선수는 다름 아닌 탈보트다. 그가 ‘불운의 아이콘’으로 전락한 상황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으로 기어이 10승 고지를 밟았듯 한화 역시 그의 역투를 통해 멀게만 느껴졌던 와일드카드 획득에 대한 희망을 활짝 밝혔다.
경기 직후 탈보트는 "팬들이 시즌 내내 변함없는 성원을 보내줘서 오늘도 좋은 투구를 펼칠 수 있었다. 4년 만에 한화에서 10승 투수가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며 승리의 기쁨을 팬들과 나눈 뒤 "오늘 체인지업이 좋아서 많이 던졌고, 좋은 체인지업 덕분에 큰 위기없이 투구할 수 있었다"고 호투 비결을 전했다.그는 이어 "야구를 하다보면 컨디션이 좋을 때와 그렇지 못할 때가 있지만 오늘은 경기 전부터 컨디션이 매우 좋았다"며 "끝으로 딸이 경기 전에 시타를 했는데 딸과 부인이 함께 응원을 해준 덕분에 큰 도움이 됐다"며 가족에 대한 애정도 함께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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